2026년 2월에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두 달이 지난 지금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저는 기존의 거시적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과 감정에 집중하는 관점의 전환을 꼽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보다 현실감 있게 과거를 체험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현재를 비추는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개인의 경험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파편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고유한 원천 자산이 됩니다. 거대 담론보다 한 개인의 진솔한 이야기에 열광하는 지금의 영화적 현상은 결국 우리 각자가 가진 경험의 결이 그 무엇보다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값진 원석 같은 경험이라도 그것을 다듬고 연결하지 않으면 그저 흩어진 기억에 머물고 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유진영 작가의 신간 <경험의 설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경험은 자산이 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저 휘발되고 있습니까?"
모든 경험은 이야기로 만들기에 충분한 가치를 품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콘텐츠로 바꾸는 5단계 실천 공식을 통해 우리가 가진 경험을 어떻게 '나만의 언어'로 디자인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자신의 시선으로 역사를 재정의하듯, 우리 역시 스스로의 경험을 설계함으로써 삶의 주도권을 쥐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코칭을 한 제가 보기에 이 책의 가장 큰 무기는 진정성입니다. 저자 스스로가 중환자실 간호사이자 임상 연구 등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4050 세대이기에 더욱 현실적이고 묵직하게 다가오죠. 많은 4050이 은퇴 이후나 제2의 인생을 고민하며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몰두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지식의 소비'가 아닌 '경험의 설계'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기존에 쌓아온 경험과 새롭게 얻은 지식을 연결해 나만의 콘텐츠로 확장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안내합니다.
이 책의 탄생 비하인드를 공유드리자면 처음 유진영 작가님을 만났을 때 이 책의 초기 버전은 '어른의 공부법'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방법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기획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공부’라는 틀에 머무르기보다 각자가 살아온 경험 자체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었죠.
이미 충분히 쌓여 있는 자신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존재임을 발견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우는 방법이 아니라 이미 살아낸 것을 꺼내어 설계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내며 축적한 감각, 그 과정에서 겪은 실패와 선택, 그리고 다시 일어선 이야기까지는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경험의 설계>는 바로 그 살아낸 순간들을 흩어진 기억이 아닌 의미있는 자산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에는 여러분과 이런 질문을 나누고 싶습니다.
Q. 오직 당신의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실패의 감각’과 ‘극복의 서사’는 무엇입니까?
세상에 뻔한 인생은 없습니다. 다만 아직 ‘설계’되지 않은 위대한 서사들이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