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엄마를 부탁해> 그리고 <자몽살구클럽>까지. 이 문학 작품들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사회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가시고기>는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당시, <엄마를 부탁해>는 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에 각각 밀리언셀러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자몽살구클럽>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음악과 문학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Z세대에게 강력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대 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SNS에서 공유했고, 기존 음악 팬덤이 결집하면서 책은 단기간에 품귀 현상까지 일으켰습니다.
<자몽살구클럽>은 겉으로는 청춘 소설이지만, 그 속에는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지탱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상처와 불안을 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족 문제로, 누군가는 학교와 사회의 압박 속에서, 또 누군가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흔들립니다. 이들이 모여 만든 ‘자몽살구클럽’은 특별한 능력이 있거나 거창한 목표를 세운 집단이 아닙니다.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임에 불과합니다.
“살구 싶나 살아도 되나 누가 좀 알려 주세요 ”
이번주 대중이 책(Book)에서 택한 트렌드 한 문장(북택트)은 <자몽살구클럽>속 인물들의 불안한 내면을 대변합니다. 살고 싶지만 살아도 되는지 확신이 없는 청춘들의 목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서로를 붙잡아주는 연대의 힘을 함축하고 있지요.
<자몽살구클럽>속 인물들이 던지는 질문은 사실 우리 모두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며 마주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IMF와 금융위기, 그리고 지금의 사회적 불안까지, 역사의 굴곡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집단적 물음을 마주해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시기마다 사람들이 답을 문학에서 찾았다는 것입니다. 문학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시대적 불안을 견디는 하나의 '정신적 대피소'였습니다.
특히 이번주 도서인 <자몽살구클럽>은 연약한 청춘들이 서로를 부축하는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힘만으로는 불확실성을 이겨낼 수 없다. 결국 함께 버티는 연대가 답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 존재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vita activa) 로 정의했습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는 고립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합니다. <자몽살구클럽>은 바로 그 지점을 상징합니다. 불안정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너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타인의 존재가 곧 돌파구가 되는 것이지요.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가 선택하는 돌파구는 어쩌면 거창한 해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소박한 연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작은 모임, 일상의 위로를 주는 한 문장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에는 다음과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Q. 나의 일상 속 ‘자몽살구클럽’은 어디에(또는 무엇) 인가?
불확실성은 늘 우리 곁에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돌파구는 존재합니다. 그것은 성공의 방정식이나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와 삶을 버티게 해주는 작은 연대라는 점에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