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매일경제의 분석에 따르면, 에세이 강세 현상의 배경으로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이 핵심 키워드로 제시되었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발표한 연간 베스트셀러 목록 10위 안에 에세이가 6권이나 포함되어 ‘힐링 에세이 전성시대'라고 불리기도 했죠.
이러한 트렌드는 2018~2021년에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로 이어져 담론화 되었고, 2024년 후반부터는 '무해력'이라는 키워드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정신적 성숙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상에서 이번 주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하태완 저자의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가 눈에 띕니다.
“그러니까 내일은 우리 함께 가득 쌓인 기쁨을 놀이처럼 굴려 행복을 만들자”
이번주 대중이 책(Book)에서 택한 트렌드 한 문장(북택트)에서 "놀이처럼 굴려"라는 표현이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행복은 성취해야 할 목표였고, 쟁취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태완이 제시하는 행복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굴리는' 것입니다. 이는 과도한 노력이나 강박 없이도,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기쁨들을 가볍게 움직여서 자연스럽게 행복을 창조한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는 ‘잘 살아야 한다’는 무게감에서 벗어나, ‘가볍게 굴려도 괜찮은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태완의 문장은 그런 변화를 부드럽게 이끌며, 무해한 삶과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행복의 가능성을 말합니다.
‘놀이처럼 굴려’라는 표현 속에는 억지로 달성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고, 그것은 곧 지금 여기에 이미 존재하는 기쁨을 다시 발견하자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어떤 목표를 향해 바쁘게 달리며 ‘이 정도는 되어야’ ‘이만큼은 해내야’라는 생각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정작 그 목표가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기준을 내면화한 결과인지는 돌아보지 못한 채 말이죠. 하태완의 글은 묻습니다. 그토록 애써 도달하려 한 낙원이 어쩌면 이미 내 삶 주변에 흩어져 있는 작은 순간들이었다면 어쩌겠느냐고요.
이 한 문장이 당신의 삶의 속도를, 방향을, 그리고 기준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