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똑똑한 아이, 조기교육과 관련된 육아서가 인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책은 육아서를 넘어 훈육서라고 불릴 만큼, 아이를 ‘가르치고 길들이는’ 데 중점을 둔 메시지를 담고 있었지요.
“아이의 문제 행동은 부모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었고, 명확한 규칙, 통제, 일관성이 강조되었습니다.
과거 육아서가 ‘효율적인 부모 전략’을 제시했다면, 지금은 ‘부모와 아이의 관계 회복’이 핵심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통제하거나 교정하는 방식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부모 자신의 반응을 점검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2년에 출간되었던 '오뚝이샘' 윤지영 저자의 <엄마의 말 연습>이 다시 주목받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나는 종종 무너졌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 앞에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서 있지 못했다”
이번주 대중이 책(Book)에서 택한 트렌드 한 문장(북택트)은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부모라면 누구라도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지치고 분노하고 후회하는 부모. 이상적인 모습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부모. 그 감정의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늘 같지만, 그 방식은 시대에 따라 바뀝니다. 지금 부모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나도 괜찮은 사람인가’,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에 목말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답을 주기보다는 이해받는 느낌, 아이보다 나를 먼저 돌보는 육아, 그리고 부모 자신도 회복이 필요한 존재라는 메시지까지.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은 육아서라기 보다는 자기계발서와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부모들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 실수해도, 그 순간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건네줍니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나부터 변화하는 것, 그리고 그 변화가 결국 더 나은 관계로 이어진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엄마의 말 연습>은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에게 ‘관계의 언어’를 새롭게 배우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들여다보고, 반응을 통제하기보다 선택하는 연습을 통해, 부모 역시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되찾게 됩니다.
가정의 달을 마무리하며,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